서울 송파구 잠실의 마지막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로 꼽히는 장미 1·2·3차 아파트가 최고 49층, 약 4800가구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한강 조망권을 갖췄을 뿐 아니라 단지 내 녹지율이 80%에 달하는 수변·녹색 정원 친화 단지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5일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장미 1·2·3차 아파트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재건축 계획을 공개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 자치구, 전문가, 아파트 조합이 함께 재건축·재개발 계획 초안을 만들고 빠른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장미아파트는 송파구 신천동에 1979년 준공된 14층, 33개 동, 3402가구 아파트다. 2019년 준주거지역 종상향을 통해 최고 50층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좌초됐다가 지난해 잠실아파트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서 길이 열렸다. 시는 2022년 4월 기획안 수립을 시작해 총 9번의 자문을 거쳐 기획안을 마련했다.
시는 주변 지역의 개발 상황을 고려해 장미아파트의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300% 이하의 용적률, 27% 건폐율을 적용해 지하 3층~최고 49층, 4800가구으로 재건축할 방침이다. 주변 도로 체계를 개편하면서 개발 가용지가 19만 8000㎡에서 21만 3000㎡로 늘었다. 단지 내에 있는 잠실중과 장동초는 현재 자리에 존치한다.
주변과 조화로운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만들기 위해 한강변 첫 주동은 20층 이하로 배치하고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중첩 경관’을 형성한다. 60~70%의 가구가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나머지 가구는 남향으로 설계해 선택권을 넓혔다.
특히 시는 장미 1·2·3차 재건축의 방향을 ‘도심 속 열린 정원’으로 잡아 다양한 녹지 공간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단지를 동서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보행통로를 기준으로 4개의 정원을 배치한다. 1차 단지 위치에는 커뮤니티시설과 연계되는 원형 정원을 두고 입체 녹지가 형성되도록 했다. 상가가 위치할 단지 바깥쪽에도 공원을 조성하고 옥상에도 공원을 배치한다. 현재 계획상 단지 내 녹지율은 약 80%에 달한다.
공공기여 방안을 보면 49층짜리 최고 주동 2개에는 옥상부에 전망대를 설치해 한 동은 아파트 주민에, 다른 한 동은 일반 시민에 개방할 계획이다. 단지 내부에 남북으로는 한강공원까지, 동서로는 잠실나루역까지 이어지는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해 일반 시민들의 이용성도 높인다. 공공보행통로 주변에는 개방형 커뮤니티시설도 연계 배치한다.
장미아파트는 잠실 한강변 아파트들 중 가장 늦게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주공1단지, 주공2단지, 잠실시영아파트는 2008년 각각 엘스, 리센츠, 파크리오로 탈바꿈했고 내년엔 미성크로바와 진주를 각각 재건축한 잠실르엘, 잠실래미안아파트가 들어선다. 주공5단지는 최고 70층 재건축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시는 내달 주민 협의를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 정비계획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상가 조합원들이 상가의 연도형 배치와 소통 부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주민 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