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흔들리는 한반도 비핵화론…북러 핵동맹 대응 방안 진지한 논의를


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무력 침략을 받을 경우 지체 없이 상호 군사원조’를 골자로 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한반도가 신냉전의 최전선이 됐다. 핵 강국인 러시아와 핵·미사일 고도화에 나선 북한이 사실상 군사동맹을 부활시킨 것으로 ‘핵 동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김정은 정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비핵화를 약속하는 기만 전술로 핵 무력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었다. 북한은 이번 조약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전쟁 시 자동 군사 개입’을 보장받을 뿐 아니라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받아 핵 능력 증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6일 유엔 대북 제재를 어기고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비록 해당 미사일은 공중폭발했지만 향후 한미의 미사일 방어망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핵 동맹 강화로 한국과 미국의 조야에서는 핵 공유와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최근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배치 및 한미 핵 공유 당위성을 공론화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우리나라 여당의 당권 주자 사이에서도 ‘핵무장(나경원)’ ‘핵 잠재 역량 보유(한동훈)’ 등의 다양한 북핵 대응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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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만들려면 북핵 폐기를 비롯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키는 틀 안에서 한미 연합 방위 시스템인 확장 억제 및 우리 군의 독자적 3축 체계를 강화하는 기본 전략을 견지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최악의 도발을 시도할 경우를 대비해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현실론을 토대로 유사시 북한 등의 도발 원점과 지휘부를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갖춰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나 한미 핵 공유뿐 아니라 유사시 우리의 핵무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핵 잠재력을 갖추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핵 물질 농축 및 사용 후 재처리를 제한하고 있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부터 적극 협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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