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700~2800대에 머무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다음 달 5일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발표되는 한국 기업들의 개선된 실적이 증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면서도 유로존의 정치 불확실성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는 21일 2784.26보다 13.56포인트(0.49%) 상승한 2797.82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52.67에서 12.23포인트(1.43%) 내린 840.44에 마쳤다.
24~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가 510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3억 원, 54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574억 원, 3353억 원씩 순매도했고 개인만 533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주 코스피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탓에 2700대 후반에서 횡보했다. 마이크론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크게 하락한 점도 증시 상승을 억누른 요인이 됐다. 코스닥의 경우는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데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지 않은 탓에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한국 기업의 2분기 실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전환 가능성 등이 다음주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기대가 그간 주가에 많이 반영됐던 만큼 기업이 웬만한 호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이와 함께 30일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 다음 달 4일 영국 조기 총선 분위기가 집권 여당의 열세로 모이는 점은 증시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랑스 총선 승리가 예상되는 극우국민연합(RN) 측이 감세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점을 악재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720~2840포인트로 제시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완만한 물가 하락과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전환 가능성, 한국 기업 실적 호조 기대를 들고 하락 요인으로는 유로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 미국 대선 TV 토론회를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정치 상황이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장비,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원자력발전, 화장품, 조선 등이 거론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여는 삼성전자 잠정 실적 결과가 중요하다”며 “6월말 기준 영업이익 예상치인 8조 4000억 원를 얼마나 웃도는지에 따라 7월 전반부 코스피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