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적대적 2국가’ 이어 金 우상화…北 노림수 읽고 철저히 대비해야


북한은 지난 29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단독으로 새겨진 배지(초상휘장)를 가슴에 달고 참석한 간부들 사진을 찍어 이튿날 공개했다. 초상휘장은 김 씨 일가 우상화를 위해 모든 북한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상징물이다. 북한이 2012년부터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 초상휘장을 처음 대외에 공개한 것은 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 8년째를 맞아 그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에 대해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라고 공언해 김일성·김정일 유훈의 키워드인 ‘민족’ ‘통일’마저 사실상 부정했다. 일련의 움직임은 선대 통치자들의 흔적을 지워 김정은 유일 체제를 강화하려는 노림수로 해석된다.



북한의 통치 전략 변화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 경제·민생 정책 실패에 따른 체제 불안의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가 2011년 말 군 최고사령관으로 집권한 후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것 말고는 치적으로 내세울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집권 이후 2022년까지 11년간의 기간 중 무려 6년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한의 철광석 생산은 거의 반 토막 났고, 석탄 생산도 3분의 2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농작물 생산은 연간 400만 톤대에서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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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실정을 은폐하기 위해 우상화 작업 및 핵·미사일 고도화에 한층 골몰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최근 러시아와 사실상의 군사동맹 조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내부 불만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해 무력 도발을 시도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급변’ 의도를 정확히 읽고 국지 도발에서부터 고강도 핵 무력 시위에 이르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3축체계 강화를 비롯한 자주 국방력 강화, 한미 확장 억제를 포함한 한미 연합 대응 태세 확립을 기본 원칙으로 하면서 추가 대책도 검토해야 한다. 최근 한미 조야에서 공론화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한미 핵공유, 한시적 자체 핵무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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