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반도체로 무역 흑자 급증…수출 품목·시장 다변화 주력해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6월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5.1% 늘어난 570억 7000만 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상반기 수출액은 334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231억 달러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위 품목인 반도체의 상반기 수출액은 657억 달러에 이르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반도체 수출액이 52.2% 급증했다. 자동차 수출도 370억 달러로 3.8%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갈수록 수출 증가율이 가팔라지고 있어 올해 수출이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특정 품목과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 수출의 취약성도 드러난다. 반도체·자동차가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미국과 중국 시장 의존도는 38%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중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2차전지·철강 등 6개 품목의 수출은 외려 줄었다. 지난해처럼 반도체 업황 침체나 중국 경기 둔화, 지정학적 불안 등의 대외 요인에 언제든 다시 수출이 발목 잡힐 수 있는 구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사상 최대의 대미 흑자를 기록 중인 한국에 대해 통상 장벽을 쌓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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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력 품목의 수출 성장성은 한계에 이르렀는데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점차 밀려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등 6대 첨단전략산업의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18년 8.4%에서 2022년 6.5%로 25% 넘게 떨어졌다. 수출 호조에 도취될 게 아니라 민관정이 원팀이 돼 수출 품목과 시장 다변화에 총력전을 기울여야 할 때다. 반도체·자동차 등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정부는 규제 혁파와 세제·금융·예산 지원, 우수 인재 육성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첨단 미래 산업에서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교한 외교력도 발휘해야 한다. 수출 회복세가 내수로 확산될 수 있도록 물가 안정, 소상공인 지원 등 전방위 정책적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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