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총수들을 잇따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일 재계와 베트남 관보 등에 따르면 찐 총리는 이날 이 회장과 개별 면담하며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논의했다. 찐 총리는 공산당 서기장과 국가주석에 이은 베트남 권력 서열 3위다.
이 회장은 회동에서 “삼성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자 수출 기업으로서 항상 동행하겠다”며 “디스플레이 분야도 투자할 예정으로 향후 3년 후에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찐 총리는 삼성의 투자 촉진을 위해 베트남 정부가 발표할 새로운 정책이 준비돼 있다고 화답했다. 현지 투자와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베트남을 주요 제품의 전략적 생산·연구개발 기지로 지속적으로 운영해줄 것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약 9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24억 달러(약 31조 원)를 투자했다. 찐 총리는 3일에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찐 총리는 1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개별 회동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내 투자와 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 지원을 요청했고 정 회장은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선두 업체다. 2022년 현대차 베트남 생산 합작법인 HTMV2 공장을 준공하며 현지 생산 능력을 대폭 늘렸다.
찐 총리는 같은 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만나 스마트 도시 개발과 관광 분야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조현준 효성(004800)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도 개별 회동을 갖고 미래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앞서 “100년 효성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열겠다”고 선언한 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면담에서는 바이오 부탄다이올(BOD)과 탄소섬유 등 베트남에 투자를 진행 중인 사업과 물류센터·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핀테크 등 미래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후에는 베트남 바리어붕따우성과 바이오 BDO와 탄소섬유 투자 및 지원 확대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베트남 5대 기업 중 하나인 소비코그룹과도 데이터센터·핀테크·신재생에너지·금융 등 사업 협력 MOU를 맺었다.
조 회장은 “기존 주력 제품 외에도 바이오 BDO, 전력 기기 등 미래 사업 역시 베트남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도 “신규 투자를 통해 베트남을 향후 탄소섬유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