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쉬인의 수출 물량 공세로 항공 운임이 크게 치솟고 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상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소매업체들까지 늘고 있어 항공기 화물 공간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중국 남부-미국 구간의 항공 운송 가격은 1㎏당 5.2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4.0% 오른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당시 1㎏당 3달러가 채 안 되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오른 셈이다.
화물 업계는 테무·쉬인의 급성장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플랫폼의 수출 물량이 급증하며 중국-미국 간 항공 화물 수요가 늘어나고 운임 비용도 올랐다는 의미다. 항공 화물은 스마트폰 등 고가 제품이나 부패하기 쉬운 품목들이 대부분인데 테무·쉬인의 경우 북미와 유럽으로 저가 의류, 가정용품을 배송할 때도 항공 화물을 이용한다.
스위스 화물업체 관계자는 테무와 쉬인을 두고 “2022년에는 주요 플레이어가 아니었지만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큰 화주가 됐다”고 평가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상업선 공격으로 해상 물류에 일부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항공 화물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항공기 운송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소매 업체들이 연말 성수기 전 물류에 차질이 없도록 일찌감치 항공 화물 공간 확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화물 업체들은 높은 가격의 운임을 부르며 계약 체결을 재촉하고 있다. DHL 관계자는 “성수기를 앞둔 10월에 화물의 추가 용량을 요청하면 우리는 아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