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동명 LG엔솔 사장 "배터리 1등 자만 말아야…투자속도 조절"

LG엔솔 사장, 임직원 메시지

"경영환경 급변…낙관 경계

도전·혁신 DNA 되살리자"





김동명(사진)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사장이 4일 “1등의 자만감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리자”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레터에서 “ ‘질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1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래를 대비할 근성과 체력을 길러야 한다”며 “자만심을 버리고 우리만의 도전과 혁신의 DNA를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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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현재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이 변했다”며 “배터리 외 산업에서도 ‘최고’라 인정받던 기업들이 변화의 방향성과 속도에 맞춰 제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보했지만 과거 우리의 강점이었던 소재·기술·공정 혁신은 더뎌졌다”며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부족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모든 것을 어려운 업황 탓으로 돌리거나 미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히 미래를 낙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과거 배터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며 자리 잡은 1등이라는 자신감이 오히려 자만심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 체력 강화도 주문했다. 기존 관행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현 시점에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낭비 요인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설비·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했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축적된 운영 역량과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투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며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민첩성을 확보하고 각 조직별로 투자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깊게 고민해주시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마지막으로 “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밝지만 미래를 주도할 진정한 실력을 갖추기는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며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히지 말고 사업과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나가며 조직 전체의 혁신을 가속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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