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경기침체로 완성차들의 내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기아는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등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들이 각 차급별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도 기아는 EV3의 본격 인도와 스포티지·K8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점유율을 경신할 전망이다.
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기아의 판매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기아의 올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27만5240대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5.8% 줄었지만 국내 전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 감소폭(11.8%)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기아의 내수 점유율은 34.5%로 1999년 현대차(005380)그룹에 인수 된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레저용 차량(RV) 명가(名家)’ 답게 SUV 모델들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1~4위는 SUV(RV 포함)가 싹쓸이 했는데 기아 차종이 3개나 포함됐다.
대표 중형 SUV인 쏘렌토가 4만9588대로 ‘베스트 셀링카’에 등극했다. 쏘렌토는 최근 전 세계적인 하이브리드 열풍까지 더해지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쏘렌토는 올해 RV로 첫 연간 ‘베스트셀링카’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목적차량(MPV)인 카니발(4만4868대), 준준형 SUV인 스포티지(3만9299대)도 각각 2위, 4위를 차지했다. 소형 SUV인 셀토스(7위, 2만92023대)도 내수 판매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SUV 차량은 소형·준중형·중형·대형(RV) 등 각 차급별 차종 판매순위에선 1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올 하반기에도 역대급 시장 점유율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 계약을 시작한 이후 3주만에 1만대를 돌파한 EV3는 이달 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이뤄진다. 하반기 실적 견인과 함께 침체된 국내 전기차 시장에 반전을 가져올 모델로 기대를 모은다. 3년여 만에 나온 EV6 상품성 개선모델도 하반기부터 고객들을 만난다. 기아의 스테디셀러 차량인 스포티지와 K8의 상품성 개선 모델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부터 하이브리드까지 고객들의 수요를 고려한 신차와 상품성 개선모델을 선보여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며 “올해는 기아가 완성차 시장의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