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갤럭시Z 폴드6·플립6’ 언팩(제품 공개 행사)에서 사각형 화면의 울트라를 포함한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7’ 시리즈와 스마트반지 ‘갤럭시링’을 선보인다. 이에 맞서는 애플도 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애플워치 기본형 화면을 ‘울트라’ 수준으로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특허 소송으로 발목이 잡힌 가운데 삼성전자가 한 발 빠른 제품 출시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양사 간 ‘웨어러블 대전’이 불붙을 전망이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출시 10주년을 맞은 ‘애플워치10’이 더 큰 화면을 갖게 돼 울트라와 거의 같은 크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41㎜~45㎜였던 기본형 화면이 애플워치 울트라와 유사한 49㎜까지 확대된다는 뜻이다.
애플워치10은 디자인 이외의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애플이 야심차게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될 가능성이 낮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적용 대상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만을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워치에서 AI 기능을 실행하기 기대한다면 기대치를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며 “애플 인텔리전스 전체 기능을 워치에 적용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헬스케어 기능 개선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애플은 미국 기업인 마시모와 혈중산소포화도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현재 애플워치에서는 관련 기능 사용이 불가능하다. 갤럭시워치가 지원하는 혈압 측정 도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혈압 측정은 테스트 중 신뢰도가 기대 이하였고 새로운 애플워치10 디자인에서 더욱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혈압과 혈중산소포화도 측정은 올해 이후에야 도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저가형인 ‘애플워치SE’ 신제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은 애플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이다. 애플워치SE는 2022년 이후 새 버전이 출시되지 않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달 공개한 ‘갤럭시워치FE’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기존 알루미늄 외장을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는 등 원가를 낮춰 199달러(약 27만 원)인 갤럭시워치FE에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비용을 낮추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애플워치SE 미국 소비자 가격은 249달러(약 34만 원)부터다.
애플워치10는 매년 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공개하는 9월께 등장할 전망이지만 올해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애플워치 첫 제품은 2014년 공개됐으나 실제 출시는 이듬해에야 이뤄졌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애플워치10을 ‘아이폰X’처럼 기념 모델로 브랜드화할지 내년까지 출시를 기다릴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스마트워치 시장 추격자인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시점을 더욱 앞당겨 애플의 신제품 공백기를 공략한다. 파리에서 개최되는 이번 갤럭시 언팩은 애플 제품 공개보다 두 달 빠를 뿐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언팩보다도 보름 이상 앞당겨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에서 갤럭시워치7 시리즈와 갤럭시링을 선보인다. 갤럭시워치7 시리즈는 처음으로 울트라 모델이 도입될 전망이다. 그간 갤럭시워치 시리즈는 기본형과 프로형으로 출시됐다. 삼성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갤럭시워치7 울트라는 사각형 화면을 갖추며 최근 삼성전자가 공개한 3나노 모바일AP ‘엑시노스 W1000’을 탑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실물이 처음 공개된 갤럭시링도 이번 언팩을 거쳐 공식 출시될 전망이다. 관심사는 가격이다. 외신에서는 유럽 기준으로 갤럭시워치7 울트라는 700유로(약 104만 원), 갤럭시링은 449유로(약 67만 원)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샘모바일은 “흥미로운 기기들이지만 불행히도 가격이 흥분을 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