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4개국 정상을 만나 원전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체코에서 신규 원전 건설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워싱턴컨벤션센터(WCC)에서 체코·네덜란드·스웨덴·핀란드 4개국과 양자 회담을 갖고 신규 원전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달 중 신규 원전 건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앞둔 체코 측을 설득하는 데 매진했다.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시공 능력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금융 지원도 가능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 분야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코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결정하고 2022년부터 국제 경쟁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 4기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데 사업 규모는 총 30조 원에 달한다. 해당 사업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국영 전력 회사인 EDF가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정부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또 한 번의 쾌거를 만들기 위해 팀코리아를 구성해 긴밀히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협 결과가 빠르면 이번 주에 나올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초 이번 순방에 박 수석은 동행하지 않을 방침이었는데 원전 협의를 위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외에도 추가 원전 도입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네덜란드와 핀란드 정상에게도 원전 세일즈 외교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한·스웨덴 정상회담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논의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해 북부 키루나 지역에서 100만 톤으로 추정되는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됐다. 한국과 스웨덴은 2022년 출범한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창립 멤버다. 윤 대통령은 “한·스웨덴 수교 65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가 원전, 방산, 핵심 광물 등의 분야에서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방산과 원전 등의 분야에서 호혜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독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 신청에 환영의 뜻을 보냈다. 올해 초 독일은 유엔사 회원국 가입 의사를 한미 측에 전해왔다. 현재 미 국방부에서 최종 검토를 진행 중이다. 독일은 2019년 유엔사 가입을 희망했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가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