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방위비를 증액하는 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유일 ‘K방산’ 투자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국내 방산업체들의 주가가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RIRANG K방산Fn ETF’는 올 들어 전날까지 36.86%의 수익률을 거뒀다. 올해 8.89% 오른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이 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7.51%다.
‘ARIRANG K방산Fn ETF’는 국내 방산 관련주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ETF다. 전날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21.56%로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16.48%), 한화오션(14.03%), 현대로템(14.00%), LIG넥스원(11.32%), 풍산(5.60%) 역시 이 ETF의 주요 투자 종목이다. 순자산은 전날 종가 기준 1505억 원이다.
방위산업은 글로벌 지정학적 분쟁이 잇따르고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방위비 지출은 2조 4000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로도 6.8% 증가한 것으로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방산업계의 수주잔고는 117조 원이다. 최근에도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와 1조 4000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국내 방산 업체들의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GDP 대비 4% 수준까지 국방 예산 비중 확대를 요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2021년 취임 이후 예상을 뒤엎고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정치 진영과 상관없이 지역적 갈등과 긴장 상태가 유지되면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국가별 예산 증액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김용철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최근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가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높아졌지만, 수주와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