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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물보안법 수혜 기대에…국내 바이오 CDMO 고공비행

中바이오 규제…이르면 연내 통과

국내 바이오 수주확대 반사익 전망

삼바·에스티팜 등 일제히 오름세

中 전방위 로비…경쟁심화 우려도

일각에선 "섣부른 낙관은 말아야"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USA 2024’ 부스.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USA 2024’ 부스.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이 바이오산업 보호를 위해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서면서 국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의약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중국과 경쟁 관계에 놓여 있던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는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를 골자로 하는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이르면 연내 법안 통과가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며 투자를 권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전방위적인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데다 일본 등 해외 경쟁자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주가는 전일 대비 0.98% 오른 82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13.21% 상승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초부터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로 강력한 경쟁자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타격을 받아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실제 2일에는 미국 대형 제약사로부터 역대 최대이자 지난해 연간 수주액(3조 5000억 원)의 40%에 달하는 1조 46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내년 4월 완공 및 개시 예정인 5공장 선수주 활동도 올 연말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공장 가동 전후로 수주 확보가 활발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 수주 계약 체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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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형 바이오 CDMO 기업들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 에스티팜(237690)은 지난달 고객사인 제론의 혈액암 치료제 라이텔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심혈관 질환,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 품목이 승인 일정을 앞둔 만큼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만 된다면 내년부터 에스티팜의 상업용 원료의약품(API)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바이넥스(053030)도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셀트리온(068270)이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며 주가가 강세를 띠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바이넥스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8.52%, 36.36%씩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바이오 CDMO 기업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섣부른 확신은 경계했다. 생물보안법이 미국 양당에서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어 연내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기는 하나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중국 바이오 기업들은 규제 완화를 위해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에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달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하자 국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휘청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경쟁 심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해외 유수 CDMO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최대 바이오 CDMO 기업인 후지필름은 올 4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생산 공장을 짓는 데 1조 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위스 기업 론자 역시 12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를 투입해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사들이며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인도·일본 등 다른 CDMO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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