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동은은 스스로 ‘장기가 장타’라고 할 정도로 드라이버샷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어릴 때 프로골퍼였던 아버지(이건희 씨)의 팀 동료들을 이겨보려고 멀리 치려고 한 것이 장타 스윙을 갖게 된 배경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동은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드라이브 거리에서 방신실, 황유민, 윤이나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이동은의 장타는 빛을 발했다. 1, 2라운드 연속 단독선두로 골프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13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CC(파72)에서 벌어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이동은은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날 그의 스코어카드에 적힌 성적은 파15개를 제외하면 홀인원과 더블보기 그리고 보기 각 1개로 간결하다.
이 3개의 특별한 스코어 중 더블보기가 먼저 나왔다.
1번 홀에서 파를 기록한 뒤 이어진 2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면서 숲으로 들어가 2타를 잃었다. 왼쪽으로 약간 휘어진 357야드의 이 홀에서 굳이 장타자라면 드라이버를 잡지 않아도 되지만 공격적으로 승부한다는 것이 그만 참사를 만들었다.
3번 홀(파4)에서 다시 파를 기록한 이동은은 파5 홀이 연속으로 이어진 4번과 5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지 못했다. 침울해하던 그에게 천당과 같은 행운의 홀인원이 찾아왔다.
164야드의 6번 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홀 앞에 떨어진 뒤 약간 슬라이스 라인을 타고 구르더니 홀로 사라졌다. 물론 정규 투어에서 기록한 생애 첫 홀인원이다.
이 홀인원으로 1000만원 상당의 1캐럿 다이아몬드를 받게 된 이동은은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게 됐다. 이후 12개 홀에서 보기 1개에 파 11개를 기록한 이동은은 1타를 잃었지만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고지우와는 5타차다. 첫날 8언더파를 몰아치는 장타력이라면 충분히 역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다.
전예성이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이채은이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동은은 최종일 ‘장타 1위’ 방신실과 같은 조에 편성돼 흥미로운 ‘장타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2타를 줄인 방신실은 이동은과 같은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5타를 줄인 윤이나와 3타를 줄인 김수지 그리고 2타를 줄인 디펜딩 챔피언 한진선이 공동 10위(합계 10언더파 206타)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