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시작이지만 9시부터 줄 섰어요. 성분이 좋고, 일본 브랜드보다 저렴해서 스킨케어는 100% 한국 제품만 쓰거든요. 이번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더 많은 한국 브랜드를 살펴보고 싶어서 참여했습니다.”
13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장.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e커머스 업체 큐텐재팬이 뷰티 전문 오프라인 이벤트 ‘메가 코스메 랜드 2024’를 개최하는 이날 행사장 앞에는 시작 전부터 긴 입장 줄이 생기며 북적거렸다. 대부분 10~30대 여성으로 모두 K뷰티 브랜드 화장품을 직접 체험해보고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인원이 들어오면서 행사장 내 각 브랜드 부스에는 최소 20분 이상의 대기줄이 만들어졌고, 대기 인원이 통로를 막아 이동이 어려울 정도였다.
큐텐재팬이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말 양일간 2만 명이 참여 가능한 티켓을 1000엔(약 8800원)에 판매했는데 모두 매진됐다. 행사에 참여해 부스를 설치한 브랜드 30곳 중 29곳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다. 아누아, 티르티르, VT 등으로 모두 큐텐재팬에서 현지 고객이 많이 찾은 매출 상위권 업체다. 실제로 이날 아누아 부스는 행사 시작 30분만에 300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아람 아누아 해외사업 1팀 매니저는 “일본 화장품은 저가 상품과 고가 백화점 상품은 많지만, 중간 가격대의 라인이 없다”면서 “그 틈을 파고든 게 2만~3만 원대에 성분이 좋은 한국 화장품”이라고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 글린트 관계자 역시 “일본에서 브랜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큐텐 측 초대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하이라이터와 틴트 글로스 등을 판매 중인데 일본에서는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상품, 화려한 색감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K뷰티에 대한 인기를 현장에서 실감한 일본 고객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마하타 나나미(25) 씨는 “많은 사람이 오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줄을 길게 설 줄은 몰랐다”면서 “K뷰티 제품은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있어서 이제 일본인들은 1000엔짜리 일본 화장품을 사기 보다 2000엔짜리 한국 화장품을 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응에 이베이재팬은 큐텐재팬을 통해 K뷰티 제품 판매에 힘쓰고 있다. 이베이재팬은 올해 2월 일본 도쿄 시부야에 ‘큐텐 라이브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일주일에 2~3회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이다. 큐텐재팬의 주 고객층인 일본 MZ세대들이 이른바 ‘라방’을 통해 쇼핑하는 사례가 크게 늘자 전용 상설 스튜디오를 만든 것이다. 주 고객층인 1020세대 여성이 K뷰티 제품을 찾는다는 점을 적극 반영해 방송 상품 중 약 90%를 한국 브랜드로 채우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큐텐 라이브 스튜디오 시설을 그대로 옮겨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베이재팬 측은 앞으로도 K뷰티 제품을 앞세워 큐텐재팬을 일본 e커머스 시장 내 뷰티 판매업체 1위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김태은 이베이재팬 운영본부장은 “현재 K뷰티 화장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 1회에 매출이 20억 원 이상 나오는 경우가 왕왕 생기고 있다”면서 “큐텐재팬은 앞으로도 K뷰티 브랜드 판매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발굴해 향후 5년 동안 성장률 20% 이상을 유지하고, 거래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