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미 통상 관계에 격변이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내각 입성이 유력한 인사가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이 강해지는 만큼 한국과의 무역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도 출마했던 비벡 라마스와미는 15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미국의 중국 의존도는 매우 실질적인 위협”이라면서 “미국이 군사나 제약 등 핵심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을 낮추려고 한다면 한국·일본 등 동맹과의 무역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계 기업가 출신으로 지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던 라마스와미는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국토안보부 장관 등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라마스와미는 “미국의 국방부 계약상 40%의 반도체가 대만을 포함한 중국에서 조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군사 산업 기반이나 의약품 공급망이 적에게 의존하는 것은 실질적인 안보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만 동맹과의 무역 관계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라마스와미는 “온쇼어링(해외 기업의 자국 유치나 자국 기업의 국내 아웃소싱 확대)과 더불어 차선책으로 한국·일본·인도·필리핀·베트남 같은 국가들과의 교역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마스와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 내 제조업 육성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반도체 회사들이 고용상의 제약이나 미국 내 규제 때문에 외국에 공장을 설립하려 한다는 움직임을 봤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미국 내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미국이 규제 국가로서의 과도한 권한을 해체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참모들도 이날 한목소리로 중국 견제를 트럼프 2기의 핵심 기조로 강조하고 나섰다. 국가안보보좌관 후보군으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바이든 정부는 군을 결정적 포인트가 아닌 세계 전반에 넓게 배치하고 있다”면서 “결정적인 상대인 중국과의 결정적 순간에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일본·한국·인도·호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는 중국보다 약하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CNN과 폴리티코가 주최한 대담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더욱 강경한 외교 정책을 펼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