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자의 눈] 삼성반도체,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대중과 업계에 잃고 있는 신뢰

강력한 조직 쇄신과 혁신 있어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의 문제를 다루는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삼성이 고대역폭메모리(HBM), 3㎚(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최신 기술에서 왜 헤매고 있는지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였다. 이 영상을 본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전했다. 그중 많은 의견이 “그 정도 수위로 지적해서는 삼성전자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에 더 강력한 일갈을 갈망하는 목소리였다.



사람들은 삼성전자의 급진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민심은 업계 관계자 몇 명만 만나거나, 삼성 반도체에 관한 기사를 쓴 뒤 댓글을 확인해도 상당히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HBM 경쟁력이 라이벌 회사에 뒤처진다고 평가받던 지난해 초부터 짙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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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5세대 HBM(HBM3E) 공급에 대한 희망 고문이 이어지자 이제는 단순한 지적이 아닌 반도체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 예로 최근 3나노 파운드리 라인에서 대량 불량이 생겼다는 루머가 돌자 삼성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나노 수율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고 구체적인 파운드리 매출은 공개됐던 적이 없던 터라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덩치가 너무 커져 둔해졌고 파운드리도 ‘메모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삼성이 TSMC를 잡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다. 심지어 “삼성이 계획보다는 구체적인 성과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5월 전영현 부회장을 새로운 반도체(DS)부문장으로 선임했다. 기존보다 사장 인사를 7개월이나 앞당긴 이례적인 변화였다.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초격차’ 회복이 과제인 전 부회장은 선임 첫날 임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알려졌고 그는 이달 조직 개편으로 쇄신의 방아쇠를 당겼다. 실적 회복은 물론이고 강력한 조직 관리와 기술 역전이 주주와 업계 관계자들의 피부로 느껴질 때, 비로소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는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삼성의 시간은 그때서야 찾아온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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