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사업전략회의 준비로 바쁜 한 주였다. 사업 방향을 공유하고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와 제언을 듣고 논하는 자리인데 특별히 회의의 콘셉트를 ‘테라포밍’으로 잡았다. 테라포밍은 화성과 같은 행성을 개조해 인간이 살 수 있게 지구화하는 것을 말한다. 진부한 사고의 틀을 깨보고자 엉뚱하고 황당한 아이디어도 내보고 상상해볼 예정이다. 벌써 기대된다. 당장은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을 상상해보는 과정에서 얻는 교훈이 생각보다 쏠쏠하다.
대부분의 회사는 연초에 사업 전략을 정하고 환경이 변하는 변곡점마다 방향을 다듬는 작업을 한다. 골프에서는 퍼터 페이스가 미세하게 1도만 틀어져도 홀 컵을 빗나가기 일쑤이고 비행기는 미국 LA에서 모스크바로 날아갈 때 1도만 방향이 달라도 이스라엘에 도착한다. 하물며 치열한 비즈니스 전쟁에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수정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싸움이다.
얼마 전 그룹 워크숍에서 ‘언리시(UNLEASH)’의 저자이자 세바시 100만 조회 유명 강사인 조용민 대표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책에서 “북극성은 너무 까마득해 도달할 수 없지만 늘 내 머리 위에서 빛을 발하면서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추구할 목표가 아니라 방향을 알려주는 길잡이”라고 말했다. 방향에 대한 고민이 많은 필자 입장에서는 한 줄기 오아시스 같은 말이었다. 실제 북극성은 늘 같은 자리에서 “여기가 북쪽”이라고 방향을 알려주기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건강한 의미로 등장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에게 북극성이 주는 의미는 참 그윽하다. 필자도 경영을 하면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 올바른 방향인지 궁금하고 지칠 때가 있다. 그때마다 북극성 같은 사람들에게서 방향을 확인하고 힘을 얻는다. 묵묵히 일하는 게 안쓰러워 “고생이 많네!”라고 툭 말을 건네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라고 툭툭 털고 다시 그 자리를 지키고 지켜내는 후배들 말이다. 나에게는 캄캄한 밤하늘의 북극성이요, 먼 여정의 동반자다. 너무 정겹고 고맙다. 사장이 되니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이 함께 걷는 한 걸음이 더 소중하고 간절하다. 그래서 느리고 시간이 걸려도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하게 걷는 부서나 직원을 발굴하고, 아슬아슬하게 상을 못 받은 직원들을 찾아서 격려하고 위로해본다. 밤하늘의 북극성 같은 그들이 지치지 않게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이 내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옳은 길을 걷고 있고, 계속 걷고자 하면 결국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순간에도 지치지 않고 저마다의 북극성을 향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든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