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이제 미국인보다 하루 단백질 섭취량 이 많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현대인 생활의 질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한때 서구에서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에서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 예상이 깨진 것이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중국이 2021년에 인구 1인당 단백질 공급량에서 124.61g을 기록, 124.33g을 기록한 미국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인구 1인당 단백질 공급량 1위는 145.62g을 기록한 아이슬란드가 차지했다.
한국은 108.31g, 일본은 91.99g을 기록했고, 호주는 119.55g, 아랍에미리트(UAE)는 113.63g으로 나타났다.
올해 인구수에서 중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된 인도는 채식주의자가 많은 영향으로 70.52g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는 79.75g, 파키스탄은 70.77g, 나이지리아는 59.08g이었다.
최하위는 콩고공화국으로 28.59g이다.
FAO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87개국을 대상으로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산해 국가별 단백질 공급량을 집계했고, 이를 바탕으로 1인당 소비할 수 있는 단백질 섭취량을 추산했다.
SCMP는 중국이 미국의 단백질 섭취량을 추월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이미 기대 여명, 건강 보험 보장, 고속철도, 5세대 이동통신(5G) 등 생활 수준을 측정하는 여러 지표에서 미국을 앞섰지만 미국 농업을 앞지르는 도전은 훨씬 힘겨웠다"며 "일각에서는 미국 인구의 4배 이상인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서구 수준의 식량 안보를 이루는 것은 지구를 지속 불가능한 미래로 망가뜨리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환경 분석가 레스터 브라운은 1995년 저서 '누가 중국을 먹일 것인가?'에서 중국이 거대한 인구를 먹이기 위해 엄청난 양의 곡물을 수입해야 할 것이며 이는 세계 식량 가격의 전례 없는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중국이 이러한 예측을 깨고 집약적인 축산업 육성과 농업 생산량 확대 등으로 자체 단백질 공급을 강화했으며, 미국인만큼 많은 고기를 섭취하지 않고도 건강에 이로운 식물성 단백질을 통해 전체 단백질 섭취량을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FAO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미국의 단백질 공급에서 육류, 생선, 달걀, 낙농 제품이 69%를 차지한 반면, 중국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량은 미국의 약 절반에 머물렀다.
중국은 대신 야채, 과일, 콩류, 견과, 씨앗, 밀, 귀리, 쌀, 보리, 옥수수 등 식물성 단백질이 전체 단백질 공급의 60.5%를 차지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의 1인당 하루 단백질 공급량은 15.81g 늘어났으며 그중 약 ⅔가 식물성 제품에서 공급됐다.
반면 같은 기간 5.31g 늘어난 미국의 1인당 하루 단백질 공급량은 거의 전부가 동물성 제품을 통해 공급됐다.
홍콩중문대 혼밍람 교수는 SCMP에 중국의 동물성 단백질 소비가 2000년께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옛날 중국인의 식단은 고기 중심이지 않았다. 고기 소비는 부의 상징이었다"며 "중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