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초년생이었던 딸아이에게 벗어날 수 없었던 아픔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디서 불어온 광풍이 성실하게 산 딸아이 인생을 부셨을까요. 가슴 터지게 불러봐도 대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부모는 어릴 때부터 밝고 활달한 든든한 장녀였다고 딸을 기억했다. 발령통지서를 들고 “엄마, 아빠, 걱정하지마. 나 잘할 거야”라고 외치던 대견스러운 아이였다. 부모는 “신규 교사가 겪을 성장통으로 여기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 지켜주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20일 5000여명의 교사가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떠난 1년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서울교대. 추모식을 주최한 교사유가족협의회 회장이 부모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대신 읽었다.
부모는 “딸아이의 선택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의 문제, 나라 교육 제도의 문제라고 수많은 선생님이 외쳤다”며 감사해 했다. 그러면서도 부모는 “갑작스러운 이별에 서툴고 슬픔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딸을 떠올렸다.
선생님들은 교원의 지위 항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운동도 벌이고 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올 3월부터 일명 교권보호 5법이 시행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악성 민원을 근절하기 역부족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부모는 “교육현장은 바뀌어야 할 게 많지만 희망이란 불씨가 살아있다”며 “선생님들의 일상이 안전하고 교육 현장이 밝게 변화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