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특위 해체론에도 "유지하겠다"… 교수들은 '전공의 교육 거부'

시도의사회장단, 올특위 해체 요청에도

올특위 "전공의·의대생 참여 기다릴 것"

가톨릭의대 교수들 "하반기 지원 말라"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계의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출범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해체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존속을 결정했다. 수련병원들이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신청을 완료했으나 교수들은 새로 뽑은 전공의들의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들을 어떻게 대할지를 두고 의료계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9일 의협에 올특위 해체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협의회는 이 공문에서 “13일 회의에서 실시한 회장단 전체 투표 결과 올특위 해체 찬성은 13명, 반대는 3명으로 취합됐다”며 “올특위 해체 후 대표성이 있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를 상대로 투쟁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 및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의회가 이처럼 주장하는 것은 올특위가 의료계의 목소리를 아우른다는 애초 목적과 달리 전공의와 의대생 참여 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특위는 매주 토요일 열리는 정기회의에 전공의와 의대생의 참관을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참관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올특위 위원으로 참여했던 의대 교수 중 최창민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 방재승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 최용수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 등은 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이달 13일에는 정기회의가 취소되면서 올특위 ‘좌초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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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올특위는 20일 정기회의에서 우선 ‘존속’을 결정했다. 임정혁 올특위 공동위원장은 “올특위를 유지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의 참여를 계속 기다릴 생각”이라며 “의협 집행부에 회의 결과를 알리고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올특위의 운영 방향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특위를 둘러싼 의료계 내부 갈등은 임현택 의협 회장에 대한 불신과도 관련이 있다. 협의회가 13일 회의 이후 올특위 해체를 권고했지만 임 회장은 의료계 연석회의에서 이러한 의견이 일부에 불과하다고 치부했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19일 의협에 발송한 공문에서도 “의협 집행부 초기부터 제기됐던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 간 소통 부재에 대한 강력한 우려를 다시 한 번 표명한다”며 “앞으로 회장단은 회의 후 중요 결과를 문서화해서 집행부에 직접 전달할 것이고 이와 다른 의견이 공론화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수련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신규 모집한 전공의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20일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하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런 의사를 미리 밝힌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 일동은 잘못된 정책에 대항해 투쟁하고 있는 전공의들을 또 다른 전공의로 대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9월 전공의 모집을 시행할 의사가 없음을 가톨릭의료원에 전달했었다”며 “하지만 정부가 의료기관의 미래 전공의 정원을 볼모로 9월 전공의 모집을 강요해 의료원에서도 모집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의료원에는 ‘빅5’ 병원에 속하는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8개 수련병원이 소속돼 있다.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되지만 사직 의사를 밝혀달라는 병원의 메시지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한 전공의들의 신청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비수도권 수련병원에 있던 인기 진료 과목 전공의들이 빅5 등 수도권으로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빅5 교수들의 ‘전공의 지도 거부’ 움직임이 확산하면 비수도권 전공의들의 이동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빅5 병원의 ‘순혈주의’ 탓에 비수도권 전공의들을 뽑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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