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가 데이터센터 반도체 칩들을 결합할 때 활용하는 고성능 기판을 미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회사인 AMD에 공급한다고 22일 밝혔다.
삼성전기와 AMD는 이번 협력에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 위에 여러 개의 반도체를 실장하는 고난도 기술을 구현했다. 반도체용 기판은 칩 아래에 덧대는 부품으로, 반도체와 전자 기기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 데이터센터용 기판은 정보처리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산장치 뿐만 아니라 다수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따라서 이 기판은 일반적인 컴퓨터용 기판에 비해 면적이 10배 더 크고 박막의 수도 3배 더 많아야 하는데, 대면적·고적층일수록 기판 제조나 칩 결합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삼성전기는 공정에서 나타나는 기판이 휘는 문제를 해결해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회사의 기판 생산 라인은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모델링 기능을 갖추고 있어 신호·전력·기계적 정확성까지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AMD에 공급되는 FC-BGA 기판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과 베트남 신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공장은 지난 2021년부터 삼성전기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구축한 FC-BGA 전용 생산기지다.
김원택 삼성전기 부사장은 “앞으로 첨단 기판 솔루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AMD와 같은 고객에게 핵심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에일러 AMD 글로벌 운영 제조전략 담당 부사장은 "삼성전기와 미래 세대의 고성능 컴퓨팅 및 AI에 관한 제품을 만들기 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조사 기관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반도체 기판 시장은 2024년 15조 2000억원에서 2028년 20조원으로 연평균 약 7%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고성능 FC-BGA에 대한 수요는 지속 성장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