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LG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한데 모여 국내 제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이식한다. 업종별로 AI 자율제조 선도 모델을 발굴해 중소기업에 전파하는 방식으로 국내 제조업의 생산성을 한 단계 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국내 산학연 관계자 2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었다. 이 얼라이스에는 국내 12개 업종의 153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며 대한상의가 총괄 간사를 맡아 제조 분야 AI 공동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연구개발(R&D)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얼라이언스를 통해 집행되는 AI 제조업 관련 투자는 2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 자율제조 얼라이언스에는 현대차·기아(자동차), HD한국조선해양(조선), LG에너지솔루션(2차전지), 포스코홀딩스(철강), 삼성디스플레이(반도체·디스플레이), GS칼텍스(석유화학), 대한항공(방산·항공), 코오롱(섬유), LG화학(나노소재) 등의 대기업들이 핵심 공급망을 구성하는 중견·중소기업들과 함께 12개 팀을 꾸리게 된다. 이 팀들이 업종별로 실제 공장에서 쓰일 수 있는 AI 제조 표준 모델을 발굴해 실증사업을 거친 뒤 국내 중소기업들에 전파하는 방식이다.
산업부와 대한상의는 올해 10개 이상의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를 발굴한 뒤 2028년까지 프로젝트 사업을 2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 선도 프로젝트에는 과제당 최대 100억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아울러 산업부는 AI 자율제조 확산에 필요한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000억 원 규모의 대형 R&D 과제도 기획하기로 했다. 여기에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참여한 기업들의 AI 자율제조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5년간 10조 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030년 제조 현장의 AI 자율제조 도입률(현재 5%)이 40% 이상까지 상승하고 제조 생산성과 국내총생산(GDP)을 각각 20%, 3% 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모두가 AI를 외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장과 제조 현장에 AI를 도입해야 하는지 막막한 기업인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다양한 시범 모델이 나와서 AI가 현장에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제조 현장의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대한민국 제조업 혁신의 대전환점을 마련하고자 정부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