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 청력 손상을 일으키는 등 귀 건강을 위협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입자 크기가 작아 인체에 쉽게 침투하고 축적되는 미세플라스틱이 귀의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김진수 방사선의학연구소 박사와 박민현 서울대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교수, 최종훈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 융합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이 내이(內耳)를 손상시켜 청력 손실 및 균형감각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스’에 이달 18일 게재됐다.
내이는 달팽이관, 전정기관, 세반고리관으로 구서돼 소리를 감지하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험쥐를 대상으로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에틸렌을 4개월 간 매일 10μg(100만 분의 1g) 먹이고 청력 측정, 균형감각 측정, 뇌 포도당 대사 분석, 전사체 분석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폴리에틸렌이 내이를 손상시켜 청력 손실과 균형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쥐는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에 폴리에틸렌이 0.144μg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력 측정시험에서 정상군이 31.7데시벨의 소리에 반응할 때 폴리에틸렌 섭취군은 54데시벨의 더 큰 소리부터 반응할 수 있었다. 트렌드밀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달린 시간을 측정하는 균형감각 측정시험 결과 정상군은 평균 515.7초였지만 폴리에틸렌 섭취군은 322.1초에 그쳤다. 섭취군은 유전정보를 담은 리보핵산(RNA) 분석 결과 세포 사멸 및 염증과 관련한 유전자가 많이 발현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내이 연구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 위해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미세플라스틱의 내이 영향 후속 연구를 수행하여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