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검은 옷을 입고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보행자는 무단횡단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30초 이상 도로 위에 멈춰 서 있었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황형주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울산의 한 도로에서 운전하다가 길을 건너던 30대 B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머리를 크게 다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 이틀 뒤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A씨가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B씨 과실도 있다고 봤다.
사고 당시 A씨의 차량은 편도 4차로 중 2차로를 달리고 있었고 규정 속도를 지켰다. 음주운전도 아니었다. B씨는 새벽에 검은 옷을 입고 왕복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했다. 또 횡단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30초 이상 도로 위에 멈춰 서 있었다.
재판부는 “어두운 새벽시간에 검은 옷을 입고 무단횡단을 하다 멈춰 서 있던 피해자의 과실 또한 상당히 큰 점, 가입된 자동차보험과는 별도로 유족과 합의한 점 등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