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개발한 ‘슈팅로봇’은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의 숨은 조력자다. 선수들은 상대 선수 없이도 오차가 거의 없는 슈팅로봇과 1대1 대결을 펼치며 훈련을 진행했다. 실시간 제어 소프트웨어와 풍향 및 온습도 센서를 탑재해 9.65점 이상의 명중률을 자랑하는 로봇과 대결하며 선수들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가면 슈팅로봇을 비롯해 실제 양궁 훈련에 적용되는 기술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한국 양궁을 40년간 후원해온 현대차그룹이 양궁의 대중화를 위해 ‘궁사의 길(The path of an archer)-모빌리티 기술과 양궁의 만남’이라는 체험 행사를 8월 18일까지 열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5일 “이번 행사는 활쏘기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기술로 제작된 국가대표 선수 훈련 장비를 체험하며 선수가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여정을 간접 경험하고 양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은 크게 ‘체험존’과 ‘기술 전시존’으로 나뉜다. 체험존은 참가자들이 처음 양궁에 입문해 국가대표가 되고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을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직접 양궁 선수가 돼 실제 경기장을 곡면의 스크린으로 재현한 공간에서 활쏘기를 할 수 있다. 국제 대회에 적용되는 70m 거리의 과녁판에 화살을 명중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체감할 수 있다.
국가대표가 쓰는 무게 3~4㎏의 리커브 활 대신 약 2㎏의 입문용 리커브 활을 사용하고 화살촉도 뭉툭한 스펀지로 만들어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활시위에 다치지 않도록 암·체스트 가드도 제공한다.
또 국가대표들이 평정심 유지 훈련에 사용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와 슈팅 자세를 확인하고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심박수와 양궁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양궁 체험이 끝난 후에는 양궁 슈팅 모습이 담긴 ‘네 컷 사진’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기술 전시존에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과 전 국가대표인 강채영·오진혁 선수의 ‘선수 맞춤형 3D 그립’이 전시된다. 3D 그립은 알루미늄과 폴리아미드를 혼합한 알루마이드 및 고밀도·방수성 등으로 자동차 부품 소재로도 활용되는 PA12 소재다. 가벼운 데다 미끄러짐이 거의 없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대부분이 사용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방문한 고객은 현장에서 신청해 이번 양궁 체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하고 2005년 아들 정의선 회장이 자리를 이어받으며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단체 중 가장 오랜 기간 후원을 이어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R&D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훈련 장비를 개발해 2016년 국제 대회부터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6일(현지 시간) 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파리를 찾아 양궁 선수단에 대한 지원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