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6일부터 양일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다. 군사동맹을 복원한 북한과 러시아, 이에 반발하는 한국과 미국·일본의 고위급 외교관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만큼 북러 밀착을 겨냥한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5일 ARF가 열리는 비엔티안에 도착했다.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는 한중일과 미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국 외교장관들이 총출동한다. 조 장관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특히 ARF는 북한이 참석하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인 만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참석 여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2000년 ARF의 23번째 회원국이 된 북한은 주로 외무상이 회의에 참석해왔으나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로는 대사급이 참석했다. 이번에도 주라오스 북한대사가 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나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으로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최 외무상의 깜짝 등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조 장관은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ARF 등의 무대에서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복된 북한 쓰레기 풍선 살포와 탄도미사일 도발, 러북 군사 협력 강화 등을 규탄하는 한편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분야에서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