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소개팅 어플로 만난 여성에게 투자 등의 목적으로 4억 9000여만 원을 빌려준 뒤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그의 모친을 잔혹하게 살해한 피고인에게 3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 및 특수주거침입 등으로 기소된 피고인 A씨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 및 성행,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및 수단과 결과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35년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21년 인터넷 소개팅 어플로 만난 피해자 B씨에게 수회에 걸쳐 9000만 원을 빌려주고, 이후 피해자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 후로는 B씨의 부동산 대행업에 약 4억 원을 투자했다. 해당 돈 모두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서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마련한 것이었다.
이후 B씨는 25억 원을 벌었다고 하면서도 약속한 수익금 등을 돌려주지 않았고, 이후 A씨는 B씨가 자신의 채무 변제에 돈을 사용해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후 악감정을 품은 뒤 B씨의 집을 찾아가 모친 C씨를 살해하였다.
A씨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B씨를 찾기 위해 집안을 뒤지거나 전화하여 소재를 확인하는 등 살인을 예비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5년 형을 선고했고, 2심도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계획 당시 뿐 아니라 수사단계 및 재판과정에서도 사태의 책임을 피해자 B씨에게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보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