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도 조속히 임명하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을 조만간 설치해 가동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직제 개편에 착수했다. 제2부속실은 기존 부속실의 ‘배우자팀’을 기반으로 꾸려지고 실장에는 장순칠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과거 영부인을 보좌해 일정과 행사 기획, 메시지 등을 담당하던 제2부속실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사실상 폐지됐다. 하지만 김 여사 관련 논란이 이어지며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제2부속실 재설치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윤 대통령도 올해 초 “국민 대다수가 좋겠다고 생각하면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곧바로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제2부속실 설치가 이뤄지면 윤 대통령이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인 조치로 일단 평가할 수 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및 검찰의 김 여사 조사 방식 특혜 논란 등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윤 대통령이 대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하면서 제2부속실 설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으로 ‘윤·한 갈등’과 당정 관계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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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2부속실 설치만으로는 부족하다. 특별감찰관 임명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의혹과 논란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윤 대통령이 취임 즉시 특별감찰관을 임명했다면 명품백 논란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공무원 등의 비위를 감시하고 예방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했으나 박근혜 정부 당시 초대 특별감찰관의 사직 후 문재인 정부를 거쳐 지금까지 공석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에서 추천하면 언제든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더 이상 국회에 떠넘기지 말고 특별감찰관 추천을 적극 요구해야 할 때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집권 후반기의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를 원한다면 특별감찰관을 하루속히 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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