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AI 수익 우려에 기술주 투매…나스닥 1.28%↓[데일리국제금융시장]

다우존스 0.5%↑, S&P500 0.5%↓…혼조세

엔비디아 7%, 퀄컴 6.6% 하락

장종료 후 실적 발표 MS, 시간외거래 6% 하락

6월 미국 신규 일자리 818만개로 추가 둔화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대형기술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확신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발표됐지만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 주들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가 하락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증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03.4포인트(+0.5%) 상승한 4만732.33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P500은 27.10포인트(-0.5%) 하락한 5436.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2.78포인트(-1.28%) 떨어진 1만7147.4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AI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주가는 7.04% 하락한 10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5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주가는 4.5% 하락했으며 퀄컴이 6.55% 떨어지는 등 주요 AI 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AI 기업들의 관련 투자 지출이 추후 AI로 벌어 들일 수 있는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알파벳이 발표한 지난 2분기 자본 지출은 132억 달러로 월가 전망치 122억 달러를 초과했다. 자본 지출에는 생성형 AI 서비스 지원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포함한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는 0.89% 하락했으며 아마존(-0.81%), 넷플릭스(-0.70%), 메타플랫폼(-0.54%) 등 매그니피센트7(주요 7개 기술주)의 주가가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장 종료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647억 달러의 매출과 2.95달러의 주당 순이익(EPS)을 기록해 각각 643억9000만 달러, 2.93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다만 투자자들인 클라우드사업부문의 매출이 285억2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286억8000만 달러를 하회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회사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6.3% 하락 거래 중이다.



지난 19일 전세계적인 혼란을 초래한 IT 대란의 원인 제공기업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델타항공이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에 주가가 9.7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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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온 미국 경제 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를 인하 전망을 뒷받침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8월 구인이직보고서에서 6월 한달 간 신규 채용 중인 일자리(job opening) 수가 818만개로 전월 823만개 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810만개보다는 많았지만 채용 감소 추세가 유지됐다. 미국의 채용 중 일자리는 2022년 1200만개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6월 실업자수를 고려할 때 구직자 1명 당 채용 일자리수는 6월 1.2개를 유지했다.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근로자의 수(qutting)는 전월 340만명에서 330만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자발적 퇴직의 감소는 근로자들의 이직 자신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고용 시장의 인력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CIBC이코노믹스의 캐서린 저지는 “고용 수요가 식어가기 때문에 연준은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 신뢰지수는 7월 100.3으로 전월 97.8에서 개선됐다. WSJ의 시장 전망치 99.5를 상회했다. 소비자 신뢰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의 자신감을 지수화한 지표다. 세부 항목 중 일자리에 대한 조사에서 소비자의 16%가 7월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응답해 전월 15.7%보다 늘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데이나 피터슨 컨퍼런스보드 수석경제학자는 “7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상승했지만 지난 2년간 이어져 온 범위 이내”라며 “소비자들은 고용시장에 대해 비교적 긍적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과 금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기준금리선물시장에서는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95.9%, 0.25%포인트 인하확률은 4.1%로 보고 있다. 9월 인하확률은 100%다. 에드워드 존스의 수석투자전략가인 모나 마하잔은 “AI 투자지출이 줄어드는 조짐이 보이면 주가가 약간하락할 수 있지만 이미 상당한 수준의 조정이 이뤄졌다”며 “연착륙이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 외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9 하락한 6만612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도 0.9% 내린 328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중국 수요부진 우려에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8달러(1.42%) 하락한 배럴당 74.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15달러(1.44%) 내린 배럴당 78.6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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