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방통위원장 출근 첫날 탄핵 겁박, 군사작전식 국정 마비 시도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31일 취임하고 곧바로 업무를 개시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출근한 이 위원장을 겨냥해 탄핵소추안 발의를 예고하면서 겁박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을 1일 발의한 뒤 이르면 2~3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강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의 잇단 탄핵 남발로 상임위원단 공백 상태에 빠진 방통위 정상화를 위해 이날 이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그러나 이번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 위원장마저 직무정지 상태에 빠지게 돼 방통위가 의결 정족수인 ‘상임위원 2인’을 채울 수 없게 된다.



장관급 인사가 임명되자마자 탄핵소추안을 서둘러 발의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군사작전식으로 탄핵을 강행해 국정 마비를 노리는 것은 ‘다수의 폭정’이다. 다수당이 특정직 인사를 대상으로 세 번 연속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파렴치한 처사다. 민주당은 MBC 경영진 교체를 막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송 지형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기습 탄핵 시도로 방통위 기능을 정지시키려 하고 있다. MBC 대주주로서 경영진 구성에 관여하는 방송문화진흥회의 기존 이사진 대다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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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꼼수에 대응해 이 위원장은 취임 당일 오후 MBC 방문진 이사 선임안 등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진이 재편됨으로써 MBC 경영진 교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이 위원장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방통위 기능 마비를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치킨게임 같이 전개되는 여야의 무한 정쟁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의 힘으로 탄핵·입법 폭주를 하면서 시작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과 재정을 악화시키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 중인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법사위에 상정했다. 여야의 정쟁과 국정 파행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려면 압도적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부터 폭주를 멈추고 정상 궤도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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