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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삼전의 시간'…외인, 7월 한달 3조 넘게 샀다

엔비디아에 HBM 납품 초읽기

메모리 수요 늘어 호실적 기대

하반기 AI 랠리 본격 합류 전망

SK하이닉스 2조 매도와 대조





삼성전자(005930)의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수급에 영향력이 큰 외국인이 7월에 SK하이닉스(000660)를 2조 원 넘게 팔아치운 반면 삼성전자는 3조 원 넘게 집중 매수한 데서 이는 잘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납품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인공지능(AI) 수혜가 현실화되고 있고 레거시 메모리도 수요가 크게 늘어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가 3.58%, SK하이닉스가 3.02% 올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411억 원, SK하이닉스는 271억 원씩 모두 순매수했지만 하반기 매수 양상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7월에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3조 1344억 원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2조 626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6월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조 9639억 원, 1조 1458억 원어치 동시에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대조적이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AI 랠리에서 소외됐다는 점도 증권가에서 삼성전자를 주목하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에만 시가총액이 99조 5907억 원에서 172조 1725억 원으로 72.88%가량 늘며 몸집을 키웠다. 반면 삼성전자는 459조 6732억 원에서 486조 5372억 원으로 5.8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KRX반도체지수 상승률(21.51%)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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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해 4분기부터 HBM3E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AI 칩 시장을 사실상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을 납품하는 만큼 실적의 큰 폭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AMD에 HBM을 공급하는 주포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에 주력하는 사이 AMD를 잡은 것인데 빅테크의 탈엔비디아 움직임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 삼성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는 시장 환경이 되고 있다. 실제 30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AI 피크 아웃 논란에 7.04% 하락했다. 물론 시간외거래에서 5.08% 상승해 주가 하락 우려를 덜기는 했지만 2분기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시간외거래에서 7.71% 급등한 AMD 상승률에는 못 미쳤다.

삼성전자가 HBM 생산에 돌입하면서 D램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1% 증가한 27조 4000억 원으로 2021년 하반기(29조 7000억 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곧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B100·B200 등 블랙웰 시리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에 대부분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블랙웰 시리즈 수요는 시장 기대치보다 20~30% 정도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부터 HBM 공급망 다변화가 필수적인데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기자·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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