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임시국회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정국’으로 이끈 더불어민주당이 8월 국회에선 ‘방송4법’ 등 당론 법안 통과를 위해 잠시 미뤘던 특검법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해병대원 특검을 해야 한다더니 발의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며 “한 대표는 특검법부터 발의하시라”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여당 전대 기간 동안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발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박 직무대행은 “(채 상병 특검법을) 계속 발의를 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한 대표를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조만간 더 강화된 세 번째 특검 법안을 다시 발의해서 추진하겠다”고 압박했다.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언급한 ‘제3자 추천안’을 민주당이 먼저 발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이 당론 법안 통과에 이어 곧바로 특검 드라이브 카드를 꺼내든 것은 어수선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감안한 계산된 행보로 보인다. 총선 과정에서 생긴 여권의 내부 분열이 전당대회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데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에서는 여전히 ‘채 상병 특검법’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대표가 특검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점을 부각시키며 역으로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 대표가 특검을 거부하면 ‘거짓말’을 고리로 공세가 가능하고 수용하더라도 친윤 진영의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와 동시에 ‘김건희 특검법’ 추진을 위한 포석도 다지고 있다. 인사 개입 및 추가 주가조작 의혹에 이어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특혜 조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특검 추진 명분은 쌓였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 검사를 겨냥한 특검법안과, 조국혁신당의 1호 당론 법안인 한 대표의 자녀 논문 대필 및 고발사주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한동훈 특검법’ 또한 발의돼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정기국회 국정감사 정국으로 접어들면 특검 명분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