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동메달리스트 임애지(25·화순군청)가 대회 기간 동안 북한의 복싱 영웅 방철미(29)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임애지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으로 판정패해 동메달을 확정했다.
같은 54㎏급인 방철미 역시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나 이날 먼저 창위안(중국)에게 판정패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만약 준결승전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승리했다면 금메달을 놓고 역사적인 남북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오는 7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릴 여자 54㎏급 결승전이 끝난 뒤 3위 단상에 같이 서게 됐다.
임애지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는데 나한테 ‘파이팅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같이 힘내라고 했다”며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 선수단과 접촉을 피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북한 선수단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건 물론 한국 선수와는 거리도 둔다.
앞서 임애지와 방철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54㎏급 16강전에서 대결했었다. 당시에는 임애지가 패했고, 방철미는 결승까지 올라가 창위안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딴 바 있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 내 슬로건은 ‘파리 하늘에 태극기’였다. 방철미 선수가 먼저 치른 준결승에서 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나는 이겨서 시상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었다”며 “시상대에서 나란히 있지 않았으면 제발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