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리스트 허미미(25) 선수가 6일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위치한 현조부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 선수는 전날 귀국 후 곧장 이곳을 방문해 메달을 헌정했다.
"제일 먼저 여기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허 선수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다.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허 선수는 기적비 앞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란히 내려놓고 참배했다. 그는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허 선수는 현조부가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심정에 대해 "처음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허 선수의 방문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의 자긍심과 한국 대표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뜻 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