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대야일수가 역대 7월 중 가장 많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7월 평균 최저기온 역시 기상청 집계 사상 2위에 올라 ‘열기 식을 새 없이’ 무더운 밤이 이어졌음을 나타냈다.
7일 기상청은 지난달 열대야일수가 총 8.8일로 평년(2.8일)보다 약 3배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열대야는 밤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로, 이는 1973년 집계 이래 최다 일수다. 특히 강릉·포항 등 일부 지역에서는 7월 한 달 중 절반 이상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평균 최저기온 역시 23.3도로 평년(21.2±0.5도)보다 2.1도 높아 역대 2위에 올랐다.
역대 가장 많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나타난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한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부근으로 덥고 습한 남서풍이 평년보다 자주 불어들면서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마로 많은 비가 내려 쌀쌀해지려 하다가도 밤 사이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 하강을 막았다는 뜻이다.
특히 7월 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겹치며 ‘찜통더위’가 심화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31일 사이 강릉(30.4℃), 속초(30.3℃), 밀양(28.1℃) 등
전국 곳곳에서 ‘역대 최고’ 최저기온을 경신한 바 있다.
한편 7월 전국 강수량은 383.6㎜를 기록하며 역대 10위에 오르고 평년 수준(245.9~308.2㎜)을 웃돌았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자주 통과한 탓에 북태평양고기압과 기압골 사이에서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발달해 비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정체전선이 활성화한 데는 기후변화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북극 랍테프해 해빙이 평년보다 빠르게 감소했으며 열대 서태평양에서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서 활발한 대류 활동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중국 북부 및 우리나라 주변으로 기압골이 유도됐으며 북태평양고기압은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했다.
이날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7월 전 지구 일평균기온이 이틀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상기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