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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은 비즈니스, 선수는 이코노미"…안세영 '작심발언'에 협회 부실 지원 재조명

안세영이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안세영이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지난 5일(한국시간) 우승 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한 가운데 협회의 졸속 운영과 선수 홀대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과거 협회 임원진이 대표팀 선발에 개입하고, 임원 여비에 돈을 펑펑 쓴 정황이 담긴 기사가 올라왔다.

지난 2018년 11월 SBS 보도에 따르면 당시 7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 참가를 위해 배드민턴협회가 작성한 예산서를 보면 선수 6명이 출전했는데 임원은 8명이나 따라갔다. 또 감독과 선수들은 이코노미석에 탑승했는데,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비용은 두 배 가까이 들었다.

2017년 5월 호주 대회 때는 임원 5명이 1600만원이 넘는 비용으로 비즈니스석을 타고 갔다가 ‘전력상 우승은 어렵다’며 8강전 이후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에 코치와 선수들만 남아서 이후 경기를 치른 끝에 선수들은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조기 귀국한 임원들은 아무도 이 모습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정경은,신승찬이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결정전에서 탕위안탕-위양(중국)을 꺾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연합뉴스(왼쪽부터)정경은,신승찬이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결정전에서 탕위안탕-위양(중국)을 꺾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연합뉴스



2021년에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두고 현역 선수가 부정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인 정경은은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021년 배드민턴 국가대표선수 선발전 심사 의혹을 규명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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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는 당시 세계랭킹 상위 선수(복식 기준 8위 이내)를 자동 선발하고, 선발전 성적(50%)과 평가위원회 채점(50%)을 통해 최종 12명을 선정했다.

당시 세계랭킹 10위였던 정경은은 9승 4패로 탈락했다. 세계 상위 랭커 중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선수는 정경은 뿐이었다.

정경은은 자신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가 평가위원회 채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선발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7승 7패에 그친 다른 선수는 평가위원회에서 정경은을 제치고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은은 “평가점수(50%)에 대한 기준과 세부적인 항목을 알지 못해 승률이 높더라도 평가위원회에서 얼마든지 부정과 조작이 가능한 선발제도”라면서 “참가 선수들은 본인의 승률 외에는 선발기준도 모른 채 선발전을 치러야 하는 깜깜이 선발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를 안세영이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를 안세영이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2-0(21-13 21-16)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안세영은 “내 무릎 부상 정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쉽게 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서 실망이 컸다. 이제 대표팀을 계속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며 “한국 배드민턴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 금메달이 1개 밖에 안 나온 이유에 대해 뒤를 돌아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 제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최인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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