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회 전 발목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준비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장세인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회장은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세영이 발목과 무릎 부상을 안고 대회를 치렀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요청으로 파리 올림픽에 동행했던 장 회장은 이날 귀국했다.
장 회장은 “지난달 16일 안세영으로부터 발목 부상을 당해 테이핑을 하지 않으면 걷기 힘들고 측면으로 힘을 주는 게 아예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휴대용 초음파로 (비골근) 건 부분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며 “선수가 많이 불안하다며 프랑스 파리로 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비골근 건은 발목 외측 복숭아뼈 뒤를 지나가는 힘줄을 가리킨다.
이에 장 회장은 급하게 파리로 출국해 같은 달 22일 도착하자마자 안세영을 진료했다. 그는 당시 안세영의 비골근 건이 많이 부어있었다며 “VAS(통증을 측정하는 지표)가 7 정도, 비골근과 3비골근 근력 검사에서 플러스(가동 범위를 의미), 전경골근과 후경골근은 마이너스인 상태였다”고 밝혔다.
안세영에게 어떤 치료를 했냐는 질문에는 “침, 약침, 도침, 추나요법 등을 모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전에 안세영이 약침 치료 이후 뻐근한 느낌이 지속되는 편이라 초반에는 골반대부터 발목까지 침 치료를 실시하고, 건 부위는 도침 치료, 발목은 추나 치료를 같이 실시했다”고 전했다.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 뒤에는 8강, 4강, 결승전을 앞두고 침 치료와 추나 치료를 실시했다고도 덧붙였다.
장 회장은 안세영의 부상 악화 원인으로 휴식 부족을 꼽았다. 그는 “안세영의 경우 반대편 무릎 부상으로 인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오면서도 올림픽을 앞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발목 부상이 악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한편 안세영은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작심 발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훈련 방식과 코치의 배분,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의 과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최소한 이런 시스템에서는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세영은 심각한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올림픽 단식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올해 파리 올림픽까지 정복한 안세영은 앞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만 석권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