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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떴다 하면 적 섬멸…아파치 1개 대대, 전차 288대 격파[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육군항공사령부 실사격훈련 가보니

'아파치 가디언' 공대지 유도탄 16기

2.75인치 로켓 최대 76발 장착 가능

반경 8㎞ 지상·공중표적 1000개 탐지

걸프전 등 참전 '탱크킬러'로 맹활약

창설 35년…작전·경호·구조 '전천후'

헬기 500대 이상 보유 세계 4위 규모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 1개 대대가 동시에 이륙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 1개 대대가 동시에 이륙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가 경기도 양평 비승사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가 경기도 양평 비승사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


1일 오후 경기도 양평의 육군 비승사격장에서는 산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 불벼락이 내렸다. 지상 통제소의 사격 명령이 떨어지자 육군항공사령부의 최강 전력인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 1대가 30㎜ 기관포를 50발씩 발사하기도 하고 100발을 연이어 발사하기도 했다.



제자리에서 사격한 후에는 앞으로 나가며 2.75인치(70㎜) 로켓 30여 발을 표적에 내리꽂았다. 폭음과 함께 시커먼 연기 궤적을 그리며 목표물로 날아갔다. 1.2㎞ 전방에 산등성이 2개 사면에 걸쳐 좌우 수백 m, 높이 수십여 m로 펼쳐진 표적지가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폭발의 충격으로 거대한 흙먼지 폭풍이 휘몰아쳤다.

이날 육군항공사령부를 찾아 육군 항공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 가디언의 실사격 훈련에 동행했다. 취재를 위해 UH-60 헬기에 탑승해 250m 상공 옆에서 지켜봤다. 현존하는 최고의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이 뽐내는 위용을 직접 보고 실감할 수 있었다.





아파치 가디언은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장거리에서 적 전차와 벙커를 무력화하는 헬파이어 미사일(공대지 유도탄) 16기와 2.75인치 로켓은 최대 76발 장착이 가능하다.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는 30㎜ 기관포가 달려 최대 1200발을 탑재할 수 있다.

특히 헬파이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8~10㎞로 발사 이후 망각(Fire and Forget) 방식을 적용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바로 현장을 이탈할 수 있다. 2000마력짜리 엔진 2기를 장착한 덕분에 최고 속도가 시속 293㎞, 최대 항속거리는 483㎞로 공격 범위가 넓고 생존성도 높다는 강점을 지녔다. 여기에 스팅어 공대공 유도탄도 탑재할 수 있어 적 헬기·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파치 가디언의 강점은 프로펠러 위에 버섯처럼 달려 있는 ‘롱보 레이더(Longbow Radar)’를 꼽을 수 있다. 이 레이더를 갖춘 아파치 가디언은 반경 8㎞ 이내 지상·공중 표적 1000개를 탐지하고 이 중 256개의 표적을 추적해 가장 위협도가 높은 16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실제 아파치 가디언은 걸프전 등에서 적 탱크를 섬멸하는 전과를 거둬 ‘탱크 킬러’로 불리고 있다.

이 같은 성능 덕분에 아파치 가디언 1대가 산 능선 뒤쪽 공중에서 대기하다 적 전차가 탐지되면 잠깐 올라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최대 16대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자랑한다. 아파치 가디언 1개 대대(18대)가 일제히 출격하면 적 전차를 최대 288대나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에 참가한 아파치 가디언 조종사인 박주성 준위는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아파치 가디언(AH-64E) 헬기 조종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실전 같은 훈련과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언제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태세 완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가 경기도 양평 비승사격장에서 실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가 경기도 양평 비승사격장에서 실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


육군에는 ‘불사조’라는 명칭이 붙은 부대가 있다. 경기도 이천시 대포동 이천비행장을 근거지로 하는 육군본부 직할의 기능사령부인 ‘육군항공사령부’다. 7월 1일로 창설 35주년을 맞았다.

6·25전쟁 당시 우리 군은 헬기 한 대 없었다. 이후 사단마다 자체 항공 부대가 생겼다. 1989년 7월 육군 항공작전사령부가 창설되면서 보병사단 항공대는 모두 해체되고 모든 항공 부대는 항공작전사령부 휘하로 통합됐다. 부대 명칭은 2021년 12월 기존의 ‘항공작전사령부’에서 ‘항공사령부’로 바뀌었다.



육군항공사령부 예하에는 3개 여단과 1개의 대대급이 포진해 있다. 제1전투항공여단(제111항공대(AH-1S), 제502항공대대(MD500), 제901항공대대(AH-64E), 제601항공대대(UH-60P), 제301항공대대(CH-47D)), 제2전투항공여단(제60항공대(KUH-1, UH-60P), 제302항공대대(CH-47D), 제603항공대대(UH-60P), 제605항공대대(UH-60P), 제902항공대대(AH-64E)), 항공정비여단과 함께 대대급인 의무후송항공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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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항공사령부의 보유 기종은 대형인 ‘CH-47’ 치누크를 필두로 ‘UH-60’ 블랙호크, ‘KUH-1’ 등의 기동헬기와 ‘AH-64E’ 아파치, ‘AH-1S/F’ 코브라, ‘500MD’ ‘Bo-105’ 등의 정찰 및 공격헬기가 있다. 정찰 및 공격 임무를 맡은 소형헬기인 500MD와 Bo-105는 향후 LAH(Light Armed Helicopter), 소형 무장헬기로 교체될 예정이다.

육군항공사령부는 국방부의 전신인 통위부 예하 항공 부대 창설을 기점으로 7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48년 9월 13일 육군항공사령부가 창설됐고 1949년 10월 1일 육군항공사령부의 일부 병력이 분리돼 현재의 공군이 창설되기도 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0월 1일, 국군이 38선을 돌파하던 그 시기 육군 항공병과는 육군본부 일반 명령 제80호에 의거해 작전교육국 소속 ‘항공과’로 출발했다. 전쟁 기간 중 야전 항공파견대를 운용하고 각 군단과 사단에 비행대를 창설하는 등 항공 부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1973년 1월 30일 육군에 항공병과가 만들어졌고 그해 육군본부 일반 명령 제37호에 의거해 1항공여단이 창설됐다. 이를 바탕으로 1989년 7월 1일 2개 항공단으로 편성된 항공사령부로 승격됐다.

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육군항공사령부 소속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헬기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항공사령부


육군항공사령부는 유사시 북한의 기습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공격헬기를 공세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됐다. 헬기의 뛰어난 기동성을 이용해 후방 지원과 2차 공격을 위해 평양·원산선 이북에 대기 중인 북한군 제108기계화 군단 등에 대해 단독 공격 작전을 감행해 북한군의 전쟁 지속 능력을 마비시키는 임무가 부여됐다.

예하 부대는 회전익 항공기가 주력 장비인 부대이고 항공기 조종사들은 모두 장교와 준사관들이어서 부대 구성원에는 간부가 많다. 항공기에 탑승하는 병사가 일부 있는데 이 경우는 승무원이라고 해서 조종 간부들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는다.

육군항공사령부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 가디언의 도입은 2013년 4월 대형 공격헬기 도입 사업에 따라 결정됐다. 이후 2017년 1월 아파치 가디언 36대의 도입이 완료돼 육군항공사령부 예하에 2개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가 창설됐다. 앞으로 대형 공격헬기 2차 사업이 진행되면 추가로 2개 대형 공격헬기 대대가 출범할 예정이다. 사령부의 기능 확대로 항공정비여단과 ‘메디온’으로 잘 알려진 의무후송항공대도 편성됐다.

다만 창설 초기와 달리 항공단 야전 군단 배치 계획에 따라 기존 7개의 항공단이 각 군단 직할 부대로 변경됐다. 또 2017년 12월 1일 창설된 ‘흑매부대’, 즉 특수작전 항공단은 2019년 육군항공사령부에서 육군특수전사령부 직할 부대로 이관됐다.

육군항공사령부는 창설 35년 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1996년 강릉 지역 대간첩 작전 당시 51일간 1200여 대의 항공기가 험준한 산악 지역에서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2000여 회에 걸쳐 성공적인 작전을 실시해 무장 공비를 소탕하는 데 기여했다.

1998년에는 대형 태풍으로 중부 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릴 때 항공기를 투입해 3292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을 때 최우선적으로 현장에 투입돼 산불을 진화하는 등 국가적 재난재해 시 항공 지원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15년 전군 유일의 의무후송항공대를 창설해 육군 항공의 위용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골든 아워의 수호자’로서 장병들의 고귀한 생명을 지키는 데도 한몫했다.

게다가 2002년 한일 월드컵,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2012년 핵 안보정상회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등 국가적인 주요 행사가 열릴 때마다 경호·경비 작전의 핵심 전력으로 참가해 맡은 바 임무를 완벽히 완수해오고 있다. 2011년부터는 대한민국 최전방 서북 도서 지역에 항공대를 전개해 서북 도서 방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육군항공사령부는 전 세계 헬기 전력을 비교할 때도 상위권에 속해 자부심을 높인다. 2021년 기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전 세계 171개국의 군사력을 평가한 ‘밀리터리 밸런스’에 따르면 육군항공사령부는 500대 이상의 헬기 전력을 보유해 세계 4위 규모로 꼽혔다. 미 육군이 3900여 대의 헬기를 보유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육군이 1000여 대 그리고 러시아 공군이 800여 대를 운용해 그 뒤를 잇고 있다. 북한 공군은 280여 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육군항공사령관인 양윤석 소장은 “육군 항공은 비선형 입체 기동전의 주역이자 대북 우위의 초격차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전력”이라며 “압도적 항공 작전 태세와 능력을 구비한 최정예 항공사령부 육성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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