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태풍 상륙 우려까지 겹치며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과 기상청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5호 태풍 마리아가 오는 12일 일본 혼슈 동북부 지역에 상륙해 기록적인 폭우를 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기상청은 “해당 동북부 지역에서는 24시간 내리는 비의 양이 많은 곳은 3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총 강우량이 평년 8월 한 달 치를 넘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토사 재해나 하천의 범람, 낮은 토지의 침수, 폭풍 등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한 바 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이튿날인 9일 밤에는 인구가 많은 일본 도쿄 서쪽 수도권 지역인 가나가와현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다만 일본 전문가들은 여러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두 지진이 서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대지진 가능성이 커지자 중앙아시아 순방을 취소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몽골을 잇달아 방문해 중앙아시아 5개국 등과 정상회의를 할 예정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위기관리 최고 책임자로서 적어도 1주일 정도는 국내에 머물러 정부 대응이나 정보 전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순방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2019년 발표한 난카이 대지진 예상 피해 규모를 토대로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오사카, 나고야를 중심으로 약 420만 명이 귀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추산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대중교통이 모두 정지돼 수백만 명의 일본 국민들이 걸어서 집에 돌아간 바 있다. 신문은 “과거의 교훈을 살려 혼란을 최소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