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영끌 부추긴 정책자금 손질…소액 대출·중도상환땐 금리 깎아준다

◆8·8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

중도상환 0.2%P·소액 0.1%P 우대

청약저축 금리 최대 3.1%로 인상

소득공제·비과세 배우자까지 확대

신생아 특례·버팀목은 조정서 빠져

불붙은 서울 집값 잡힐지는 미지수





정부가 부동산 정책 자금줄을 조이는 것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거침없이 오르고 있는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현행 체계로는 시장금리보다 디딤돌 대출 등 정책자금의 금리가 훨씬 낮아 최대한 대출을 끌어와 무리하게 집을 사는 ‘영끌’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8·8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동시에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에 나서면서 불붙은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특히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 규모와 기간에 따른 우대금리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일반 디딤돌 대출과 신혼부부 디딤돌 대출 모두 원금 중도상환 시 0.2%포인트, 소액 대출 시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 밖에 △청약저축 가입(0.3~0.5%포인트) △유자녀 가구(0.3~0.7%포인트) △신규 분양(0.1%포인트) △전자 계약(0.1%포인트) 등 중복 혜택도 제공한다. 또 일반 디딤돌대출의 경우 △한부모가정(0.5%포인트) 또는 △생애최초·다문화가정 등(0.2%포인트) 요건에 해당되면 추가 우대금리 적용도 가능하다.



이번 금리 조정으로 기존 2.15~3.55% 수준이던 디딤돌 대출의 금리는 2.35%에서 최고 3.95%로 높아진다. 연간 소득이 많을수록 더 많은 이자 비용을 내야 한다. 예컨대 연 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사람이 30년 만기로 디딤돌 대출을 받을 경우 지금까지는 연 2.70%의 금리가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2.90%으로 0.20%포인트 높아진다. 반면 연 소득이 8500만 원 이하인 경우 기존 3.55%에서 3.95%로 0.40%포인트 상승한다. 여기에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경우 최저 1.5%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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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5~2.9% 수준이던 버팀목 대출의 금리는 2.0~3.3%로 오른다. △차상위계층(1.0%포인트)이거나 △다문화가정(0.2%포인트)일 경우 우대금리를 부여한다. 이 밖에 디딤돌 대출과 동일하게 △전자 계약(0.1%포인트) △유자녀 가구(0.3~0.7%포인트) △소액 대출(0.2%포인트) 요건에 해당할 경우에도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최저 1.0%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

기존 대출의 금리도 곧바로 오른다. 변동금리 디딤돌 대출 가입자의 경우 차회차 원리금 상환 시부터 인상된 금리를 적용받는다. 5년 주기형은 매 5년마다 기금 운용 계획상 금리가 적용된다. 다만 고정금리 대출자는 해당하지 않는다.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버팀목 대출 가입자도 차회차 이자 상환 시부터 금리가 변동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주택도시기금의 재원인 주택청약저축의 금리를 현행 최대 2.8%에서 3.1%로 인상하는 등 가입 유인을 늘리기로 했다. 기존 예고한 대로 청약저축 소득공제와 비과세 요건을 무주택 세대주뿐 아니라 배우자까지 확대하고, 비과세가 적용되는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도 기존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상향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부터 청약저축 가입자 약 2500만 명가량이 금리 인상 등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책자금 대출의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매수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대 0.40%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를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신생아 특례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혼희망타운 모기지 등 저출생 대응을 위한 정책 상품은 이번 금리 조정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가계대출 증가세나 부동산 시장 등 문제보다 저출생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1월 29일 출시한 신생아 특례대출은 약 5개월 만인 6월 말까지 신청액이 6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3분기부터는 부부 합산 연 소득 기준이 2억 원으로 확대되는 만큼 정부는 연말까지 10조 원의 정책자금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둑이 터진 듯한 대출 수요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전면 적용하는 등 부채 총량을 조절하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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