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활황을 보이고 있는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꺾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회사채 수급 여건을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의 스프레드(국고채와 금리 차)가 확대되고, 미 대선 전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분위기와 공사채 공급 확대 등으로 인한 회사채 수요 감소 등 불안 요소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8일 기타금융채(여전채) 스프레드(3년물 AA-)는 55.9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연초 100bp 수준에서 지난달 48.4bp까지 내려온 뒤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는 여전채를 발행하는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국고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했고 채권 투자가 급증하면서 스프레드가 줄어든 것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여전체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자금조달 시장 분위기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여전체 스프레드가 확대된 다음 회사채 스프레드도 함께 벌어져 왔기 때문이다.
매달 발행되는 여전채는 1년에 2~3번 발행되는 회사채보다 시장의 수급 여건을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7~8월 수급 우위로 벌어지지 않았지만, 다음 달은 발행량이 늘어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 있다.
휴가철과 반기 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는 9월부터 회사채 발행이 재개돼 회사채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회사채 발행을 앞당기려는 움직임도 있어 다음 달 회사채 발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공사채 발행도 회사채 스프레드를 자극할 수 있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공사채 규모는 32조 2363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11조 3000억 원이 한전채 물량이다. 공사채 발행은 신용도가 좋아 다른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빨아들여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하는 만큼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경색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연말에는 단기 자금 시장이 더욱 타이트해질 수 있기에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