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고가 주택 판매가 늘고 있다. 관련 수요가 늘면서 신규 고가 주택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다.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앞으로도 고가 주택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EI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하이에서 거래된 고급 주택은 총 1544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고급 주택은 3000만 위안(약 57억1000만 원) 이상의 주택으로, 주로 상하이의 황푸와 쉬후이의 초고가 아파트와 칭푸의 고급 빌라에 집중돼있다.
부동산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상하이의 고급 주택은 투자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부분의 고액 자산가들은 상업 및 금융 허브인 상하이 중심지의 토지 부족과 장기적 잠재성장력이 계속해서 고가의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부동산업체 세빌스 상하이의 셜리 탕 수석이사는 "올해 판매를 시작한 신규 고가 주택들은 부유층을 대거 끌어들였다"며 "부유층 사이에서 오래된 주택을 교체하려는 강한 욕구를 확인했다. 그들은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업그레이드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부동산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70개 도시의 신축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0% 하락해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 5.3%에서 2분기 4.7%로 둔화됐다. 가전 제품 및 건축 자제 같은 부동산 관련 산업은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내 주택 구입 희망자들 대부분은 여전히 추가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