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간도 일본은행 탈취 의거’의 주역 최이붕 선생의 외현손 필리포브 블라들렌 씨가 12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최 선생은 1919년 간도에서 군자금 모집 활동을 하며 용정촌 조선은행을 습격해 현금 15만 원을 탈취해 무기 구입과 무관학교 설립을 계획한 독립운동 주역이다.
법무부는 12일 서울 서대문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고 독립유공자 후손 27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국적 별로는 △러시아 14명, △중국 11명, △카자흐스탄 1명, △쿠바 1명이다. 이로써 2004년부터 현재까지 총 1392명의 독립유공자 후손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올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독립유공자 후손의 선조들에는 목숨을 걸고 일제에 무장 투쟁했던 최 선생을 비롯해 박영 선생,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군중을 이끌던 박진성 선생과 김필선 선생, 지구 반대편 쿠바에서 민족교육과 군자금 모집에 앞장섰던 임천택 선생 등이 있다.
이날 대한민국 국민이 된 차도선 선생의 후손 김예정(15) 양은 “진짜 대한민국 사람이 됐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고 설렌다”며 “할아버지의 숭고한 뜻을 따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천택 선생 후손 엥 림 펜잔 안토니오(28) 씨도 “증조할아버지는 에네켄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임시정부에 자금을 보내셨다”며 “증조할아버지의 희생과 한국 정부의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공부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나라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속 발굴하고 국적을 부여하는 등 독립유공자 후손이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과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