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시중 유동성이 또다시 증가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수입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6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6월 광의통화(M2)는 평균 잔액 기준 4037조 6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3조 5000억 원 증가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이 0.6%로 전달(0.0%)에 비해 커졌다. M2는 지난해 6월(0.3%)부터 13개월 연속 상승세다. 4월에는 처음으로 400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수입물가도 뛰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2024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4% 올랐다. 올해 1~4월 네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던 수입물가는 5월 마이너스로 전환했으나 6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7월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9.8%나 뛰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7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83.83달러로 전월보다 1.5%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 상승했다. 한은은 “7월 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오른 영향이 있었다”며 “국제유가는 8월 초 하락하는 모습이 있어서 수입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물가를 항목별로 보면 원재료가 광산품(0.6%)을 중심으로 0.5% 상승했다. 중간재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9%), 석탄 및 석유제품(0.8%) 등이 0.3%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 역시 각각 0.3%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수출물가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1%), 석탄 및 석유제품(0.9%)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7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83.38원으로 전월 대비 0.2% 올랐다.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 상승했다. 수출 가격이 5.2% 올라 수입 가격 증가율(2.7%)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잣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