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디스플레이 혁신…"저전력·저발열이 핵심"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양대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저전력·저발열 기술이 핵심이라며 관련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포럼 2024’ 기조연설에서 AI 기술의 부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이 새로운 모멘텀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정체돼 있었지만 AI 기술과 함께 새로운 모멘텀을 맞이했고 정체 구간을 벗어나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술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과 제품에 올인 중인 한국 기업에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OLED가 가진 여러 특징들이 AI 기술과 결합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 등 다른 디스플레이 패널과 대비해 훌륭한 화질과 검은색 표현을 통한 선명한 명암비, 낮은 블루라이트 방출 등의 성능 덕분에 향후 AI 기술 시대에 핵심 디스플레이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가 AI 기술을 뒷받침하려면 저전력·저발열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디바이스 자체 컴퓨팅으로 AI 기술을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로 무게중심이 옮겨오는 상황에서 이는 더 중요해진다. 그는 “온디바이스AI 등에서 필수적인 것은 전력을 적게 소비하는 것”이라며 “AI는 컴퓨테이션 능력이 많이 필요해 열 방출이 더 많고 이는 디스플레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방열과 저전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저전력·저발열 기술을 핵심으로 보고 관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기능을 지원할 때는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전력 소비가 더 절약되는 게 중요하다. 전력 소비의 약 30~40%가 디스플레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의 전력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현재 탠덤 구조(유기발광층을 복수로 쌓는 구조)를 개선하는 등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연구부터 양산 단계에 이르는 생산 과정에도 AI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윤 CTO는 “AI 기술을 디스플레이 생산과 관련한 모든 절차에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디자인, 시뮬레이션, 최종 결함 확인 등 단계에서 이미 관련 기술을 광범위하게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픽셀 아키텍처를 만들거나 모듈 디자인을 짜는 등의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