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원 가까운 공적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수요예측 참패로 상장을 철회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이날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통상 심사 과정에 2~3개월이 소요되기에 늦어도 12월에는 심사 승인을 받아 내년 초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 작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지난번과 똑같이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정부는 1999~2001년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서울보증에 총 10조 2500억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지금까지 약 5조 원을 회수했다. 나머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93.85%에 달하는 예보 지분을 ‘코스피 상장을 통한 지분 매각(10% 이상)→상장 후 추가 지분 매각(최대 33.85%)→경영권 지분 매각(50%+1주)’ 순으로 단계를 밟아 매각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서울보증은 지난해 10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단계까지 공모 절차를 밟았다. 수요예측 초반까지만 해도 흥행 기대감이 높았지만 수요예측 마감일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치솟으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배당주로서 매력이 떨어지자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범위(3만 9500~5만 1800원) 하단 미만 가격에 주문을 넣었고 서울보증은 결국 기업가치 하향 부담에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공모가 범위 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2조 7580억 원이었다.
서울보증이 상장 재추진에 나선 것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배당주에 대한 시장 분위기 역시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 서울보증의 영업이익은 5241억 원으로 전년(7064억 원) 대비 25.8%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5452억 원에서 4179억 원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