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잠재적 갈등에 대비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유럽을 공격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타격 지점 중에는 유럽 각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이 포함됐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해군이 작성한 핵타격 훈련 프레젠테이션 기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2008년에서 2014년 사이에 작성된 전시 목적용으로 러시아 해군 함대의 유럽 내 32개 목표를 표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프랑스 서부 해안과 영국의 배로인퍼니스와 같은 멀리 떨어진 목표물의 지도는 우크라이나의 전면 침공 이전에 장교들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FT는 문건은 러시아가 나토 국경을 훨씬 넘어 서방과의 갈등을 어떻게 구상하고 서유럽 전역에 걸쳐 일련의 압도적인 공격을 계획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해당 문건에는 중국과 이란, 북한 등 러시아의 동맹국들도 포함돼 있다. 한반도의 경우 북한에 2곳, 남한에 1곳에 표시돼 있다. 이 프레젠테이션은 흑해와 카스피해, 태평양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의 교리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보여줌과 동시에 자료는 러시아가 수상함으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전술핵무기 운반체로는 '수상함과 잠수함에 탑재된 핵탄두를 장착한 대잠 미사일' '적의 방공 집단을 격파하기 위한 핵탄두 장착 함선 및 해안 기반 대공 유도 미사일'이 언급됐다. 해군의 '높은 기동성'으로 '기습적 선제 타격'과 '다양한 방향에서 대규모 미사일 타격'을 수행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 핵무기는 '원칙적으로' 러시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파괴 수단과 함께' 사용하도록 지정돼 있다고 기술했다. 이에 반해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전면적인 공격에 맞서 필요한 방공 능력의 5% 미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은 지난 6월 "유럽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어느 정도 무방비 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문건은 나토가 러시아 해군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 위협과 러시아의 핵 사용 속도를 평가한 방식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전 나토 당국자 윌리엄 알베르크는 "러시아가 유럽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은 나토군과 교전하자마자 유럽 대륙 전역의 목표물이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의마한다"고 전했따. 몬터레이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지상 또는 해상 발사 미사일 또는 항공기로 투하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는 미국을 겨냥하도록 설계된 전략 무기보다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이 떨어진다"면서도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