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내달 추석이다. 명절 때 남편과 부부가 따로 각자의 고향을 찾거나 따로 여행하는 등 ‘귀성 세퍼레이트(분리)’를 한다면 어떨까.
일본 매체 아에라돗은 13일 이 같은 현상이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도 귀성을 하지 않고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고 부부가 따로 명절을 보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부부가 각자의 고향에 따로 가는 '세퍼레이트 귀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세대·트렌드 평론가 우시쿠보 메구미 씨는 "더 이상 가족 전원이 함께 귀성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퍼레이트 귀성의 형태는 다양하다. 남편은 혼자 또는 자녀와 함께 자신의 본가에 가고, 아내는 그 사이 자신의 본가에 가거나 친구들과 여행을 하는 형태다.
우시쿠보 씨는 이에 대해 “30~40대 부부의 맞벌이가 늘어났고 부모들도 반드시 여름 휴가 때 귀성할 것을 기대하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60대 이상의 부모 세대가 개인의 시간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자녀들의 귀성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오봉(お盆) 등 일본의 명절 휴가 기간 귀성 문화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예 귀성을 하지 않는 '귀성 스루'도 두드러진다.
메이지 야스다생명보험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 휴가 때 '외출한다'는 응답자가 58.5%로 나타났다. 이 중 국내 여행은 56.9%로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귀성은 22%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코로나19 동안 경험한 '귀성 스루'의 편리함을 꼽는다.
40대 여성 A씨는 "코로나 때문에 귀성을 안 하니 이렇게 편한 줄 몰랐다"며 “올해도 귀성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40대 남성 B씨는 "멀리 있는 고향에 가는 데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여름은 덥다"며 귀성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명절에 귀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시쿠보 씨는 "귀성지의 조부모님들도 아직 일하는 '현역 세대'인 경우가 많다"며 "명절은 그들에게도 귀중한 휴가 기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