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2분기 미국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구글 등 기술주를 사들이고 경기 변동에 민감한 원자재와 금융주는 팔아치운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직접 투자 금액은 5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13F(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가의 보유 지분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분기 말 기준 미국 주식 직접 투자 자산가치는 870억 3423만 달러(약 118조 4101억 원)로 직전 분기의 833억 3194만 달러(약 113조 3731억 원)에 비해 4.45% 증가했다.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5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수치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중 상위 5개 종목은 △애플(전체 금액 중 5.92%) △마이크로소프트(5.92%) △엔비디아(5.83%) △인베스코 MSCI USA ETF(4.52%) △아마존(3.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미국 기술 우량주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포트폴리오 비중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역시 △엔비디아(포트폴리오상 1.49% 증가) △티로프라이스 미국 주식 리서치 ETF(0.38%) △구글 모회사 알파벳(0.29%) △마이크로소프트(0.22%) △글로벌 제약 회사 일라이릴리(0.16%) 등 기술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원자재와 금융주·엔터테인먼트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요 산업 섹터였다. △인베스코 MSCI USA ETF(-0.37%) △미국 셰일 기업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시스(-0.15%) △글로벌 온라인 베팅 회사 플루터엔터테인먼트(-0.08%) △보험사 아치캐피털그룹(-0.06%) △정유사 마라톤페트롤리엄(-0.05%) 등의 순이다.
미국 증시가 2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던 이달 초에는 국민연금도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담았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블랙 먼데이’였던 이달 5일(현지 시간) 이후 100달러 아래로 빠져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하지만 13일 116달러로 장을 마치며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상태다.